티스토리 뷰


2018.08.13. 20:43 튼튼 태어나다:)

유도분만 하기로 예정된 날..
아침 6시, 대장님이 끓여준 누룽지를 먹고 병원으로 향햇다.
떨리고 무섭고 걱정도 되지만.. 실감이 안나서 실실 웃으며....

7시 반, 분만실에 도착해서 대기실에서 옷도 탈의하고 제모도 하고 내진도 하고(3센티 열림)
수액이랑 촉진제 꽂고 관장약 넣고 분만실로 이동....... (응가 10분 이상 참으라고 햇눈데... 분만실에서 눕지도 못하고 서성거리다가 한 7분 참고 달려감)

분만실에서 다시 만난 대장님 ㅠㅜ 반갑고 든든하고 같이 무서워할 동지가 생겻다(?)

튼튼은 원래 움직이고 싶을때만 신나서 움직이는 친구인데... 촉진제를 점점 올리고 진행이 되는데 튼튼이 안움직여서 요리조리 돌아눕고 하다가 혹시 태변을 본게 아닌가 싶다며 간호사 한분이 내진하면서 양수를 터뜨리셔따.... 양수는 맑음...^^;;; 양수 터지는 느낌으앜콸콸 으앜ㅋㅋㅋㅋ

잘 움직이지 않는 튼튼과 늘어나는 진통제와 수액때문에 화장실 세상 많이 왓다갓다 하고.. 그때마다 대장님이 애기 심박수랑 진통 모니터링 하는거 배에 붙엿다 뗏다 계속 해주고 ㅋㅋㅋ 간호사 한명이 가르쳐준거 같앗는데 다른 간호사들이 직접 다시 붙여준거냐고 물어봣다 잘햇다곸ㅋㅋㅋㅋ 귀여운대장님:)

첫번째 고비 무통주사....
무통 관 삽입하는데 죽을뻔 햇다. 만삭에 배도 불편하고 촉진제때문에 아파오는데 무릎을 모으고 새우등 자세를 하는것도 힘들고... 척추 마디 사이에 주사관을 삽입한다는 것도 무섭고...
심지어는 처음에 약간 왼쪽으로 관이 삐뚤게 들어가서 진짜 척추에서 천둥번개벼락이 치는 찌릿한 고통을 느꼇다... 두번정도 ㅠㅠ

이후로 촉진제 덕분에 진통은 점점 세지고, 화장실은 여전히 왓다갓다 바쁘고 ㅋㅋ 그러다 자궁이 4.5센치쯤 열렷을 때 무통 주사 투입! 관 삽입할때의 고통을 생각하고 잇엇는데 뭔가 분무기로 물뿌리는 것처럼 등줄기가 시원해지면서 아.. 이거시 그 유명한 천국인가...

무통 천국은 왓는디 다른 지옥이 왔다.. 열이 오르면서 수액을 더 빠르게 넣고 항생제 주사도 맞고.. 무통주사때문에 화장실도 못가고... 이제 방광에 소변이 차면 간호사분들이 소독하고 소변줄같은거 꽂아서 뽑아가주신다.....ㅠ 너무... 아파ㅠㅠㅠ 수액도 많이 들어가서 더 자주 차오르는 나약한 나의 방광....ㅠㅠㅠㅠㅠ

자궁문은 7센치쯤 열렸는데 튼튼이가 아직 안내려오고 위에 있다고... 아아...
튼튼 안나오고 싶엇는데 엄빠가 욕심부렷니...
이제 무통빨도 끝나가는데 배는 아프고 내진도 아프고.. 소변뽑아가는 것도 계속되곸ㅋㅋㅋㅋ

그러다 갑자기 초음파 기계가 분만실로 들어오고 담당 의사선생님이 초음파와 내진을 보셨다.
튼튼이 포지션이 안좋다는 이야기. 위쪽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하고 심지어 돌아누워서 하늘을 보고있다는 것.
270도를 돌아야 하는데 3~4시간 이상 더 기다려야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기다려도 장담할 수 없다고도...

자궁은 7.5센치가 열린 상황, 유도분만하러 병원 온지 12시간째... 의사선생님은 제왕절개를 권유하셨고, 왠지 눈물이 났다. 무서웟고 억울했겠지...
처음부터 무조건 자연분만! 하던 사람도 아니고 수술을 생각했었지만.. 이왕 이렇게 여기까지 온게 아까웠겠지... 눈물이 핑 돌고 대장님은 나를 다독거려주고, 가족들한테 연락을 하고..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우리 덕분에 30분 후에 의사선생님이 와서 다시 내진을 보았지만 움직일 생각이 없다 하셨다..
간호사도 촉진제 넣엇는데 진통 간격도 길고.. 자궁이 지쳐있는 것 같다며 기다리다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제왕절개를 진행하기로 결정. 병원에 온지 12시간..
대장님은 눈물 날 것 같다면서 나중에 튼튼이한테 엄마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얘기해주겠다며 토닥토닥 해줬다.. ㅎㅎ
귀여운 대장님..

나는 바로 수술준비에 들어가고 (2차제모).. 휠체어를 타고 대장님이랑 인사하고 수술실로 향햇다..
너무 겁이나고 무서웠는지 온몸이 덜덜 떨렸다. 계속 떨렸다. 수술대에 누워서도, 수술 준비에 분주한 소리를 들으면서도 너무너무 떨렸다. 춥지는 않앗는데...

바들바들 떨고있는데 어떤 따뜻한 손이 다리를 살짝 주물러준 것 같은데.. 간호사분이엇을까 의사선생님이었을까.. 잠깐이지만 약간 위로가 되었던 기억이... 감사합니다<

마취과 선생님이 오셨고, 삽입해둔 무통관으로 마취약을 넣었다. 너무 무서워서 무조건 수면마취 해달라고 했다. 수술 준비가 끝난 것 같은데도 잠이 안들어서 ㅠㅜ 두번 세번을 얘기했다.

그런데 누가 깨워서 일어나보니 회복실.... 다 끝낫다.. 몸은 깨어나고 나니 다시 떨렸지만, 정말 눈 감았다 뜨니 끝났네... 이 짧은 것 때문에 열두시간을.... 휴.. ㅋㅋㅋ

튼튼이는 나보다 더 금방 나와서 대장님이 확인하고 탯줄도 자르고 안아주고 같이 사진도 찍었더라.
사진과 동영상으로 나중에 봤는데.. 처음엔 어리둥절 하기만 했는데.. 며칠 지났다고 지금보면 너무 사랑스럽네..ㅎㅎ

아직 배에 실밥도 안풀렀고.. 1주일이 다돼가는디 앉을때도 일어날때도 누울때도 걸을때도 배에 상처가 아프고.. 하체부종때문에 다리도 코끼리 다리 돼가지고 불편하지만..
그래도! 회복도 얼른 하고.. 이제 우리 세 식구가 되었으니까 즐겁고 행복하게 사이좋게 지내자♡

♡2018.08.13. 20:43 3.60kg 튼튼 탄생 기록♡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